안녕하세요! 율입니다. 그간 잘 지내셨나요? 오랜만에 들어와보니 유료포스트를 구매해주신 분들이 계시네요. 갑자기 저의 과거가(...) 너무 부끄러워서 비공개로 돌려놓았습니다. 이미 구매하신 분들은 보관함에서 열람 가능한 것으로 알고있어요. 앞으로 공개할 일은 없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소재 주의 * 10월 31일이었다. 큰 프로젝트의 일정이 중간에 살짝 꼬인 탓에 내내 이어졌던 철야 근무가 겨우 끝난 날이기도 했다. 순영은 반차를 내고 퇴근해 밀린 집안일을 적당히 처리하고 두 시간가량 낮잠을 잤다. 아무 채널이나 틀어놓은 텔레비전에선 야구 중계가 흐르고 있었다. 저녁을 대충 때울 요량으로 배달 음식을 주문하고 세수를 했다. 물이 뚝뚝...
내리는 비는 잊혔던 무언가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다. 마음 가장 깊은 구석에 자물쇠까지 걸어 방치해 두었던 기억까지도. 지훈은 눈을 떴다. 넌 자세가 너무 안 좋아. 정한이 내밀었던 쇼핑백 안에 들어있던 목 베개가 어깨 부근에서 비뚤어져 있었다. 뻐근하게 굳은 어깨와 목을 주무르며 진도가 나가지 않던 작업을 이어 나가려다가 오늘은 이만 마치는 게 더 효율...
갓 신내림을 받았다는 걸 어디에서들 듣고 오는지, 순영의 신당엔 사람 마를 날이 없었다. 사람들이 순영을 부르는 호칭은 다양했다. 동자님, 그분, 저기요. 순영은 어느 날 벼락처럼 떨어진 제 운명을 썩 달가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기요 라는 호칭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반년. 좁아터진 신당에 들이닥치는 고객을 관리하기 위해 뽑은 인력 둘이 지쳐 나가떨...
윤홋 갑자기전력 30회 (멋있다) 또 출장? 응. 정한은 가볍게 챙긴 짐을 현관에 내놓고 식탁에 앉았다. 무슨 출장을 그렇게 자주 보낸다니? 답사 가면 뭐가 나와? 뭐…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고. 정한의 미지근한 대답에 어머니는 실망한 눈치였지만, 전자레인지에서 꺼낸 한약을 내밀었다. 먹지 않아도 쓴맛이 느껴졌다. “얼굴이 너무 상했어. ...
나 결혼해. 순영은 청첩장을 받기 전까지 애인이었던 남자의 종아리를 차야 할지 물을 뿌려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어떤 결심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순영은 -지훈의 표현을 빌리자면- 똥차 컬렉터 주제에 순정이 있는 호구라서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는 것으로 이별을 마무리했다. “권순영 니가 듀오보다 낫네.” 지훈의 목소리는 심드렁했다. 순영은 괜히 짜증을 부...
가사에 맞춰 달싹이던 입술이 돌연 움직임을 멈췄다. 넓은 촬영장 안에 컷! 소리가 울렸다. 승관이 달려와 얼굴을 살폈다. 나는 지훈을 바라보았다. 나는 줄곧 지훈을 훈아, 하고 다정하게 부르곤 했지만 오늘은 그럴 기분이 들지 않았다. 나보다 더 직업정신이 투철한 애의 미간에는 살짝 주름이 져 있었다. 괜한 말을 꺼냈다고 생각할 게 뻔했다. 당사자인 나조차 ...
정한은 깊은 상념에 빠져 있었다. 시험이 끝나 종강파티를 하자며 모여든 동기들 사이에서 이상한 오오라를 풍기며 앉아있는 정한의 어깨 위로 승철의 손이 닿았다. 윤정한, 올 거냐고. 몇 번이나 물었는데 대답이 없는 제 동기에게 친히 대답을 요구하러 오신 학회장 덕분에 정한은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가… 하고 대꾸하는 목소리가 영 시원찮아서, 다시 묻고 ...
“형, 이거 먹으려고 만드는 거예요?” “많이 이상하냐?” 민규는 표정으로 답을 대신했다. 순영은 결국 조리대 앞에 쪼그려 앉았다. 예전부터 섬세한 작업과는 거리가 멀었던 자신이 케이크 만들기, 아니 그건 욕심이고- 적어도 케이크 꾸미기 정도는 훌륭하게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게 오산이었다. 순영은 처참한 모양(민규가 지옥에서 올라온 케이크라고 표...
순영아. 형은 종종 내 이름을 이유도 없이 부르곤 했다. 나는 이름을 부르는 형의 목소리에 이유가 없음을 알았음에도 늘 형을 쳐다보았다. 그럼 형은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아니야, 했다. 그럼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고 다시 휴대폰으로 눈길을 돌렸다. 게임 속 심어놓은 작물을 수확할 시간이 십 분 가량 남아 있었다. 뜨거워진 휴대폰에 충전기를 꽂고 자리에서 일어섰...
예술은 돈이 되고, 돈이 든다. 돈은 사람을 아찔하게 높은 곳 까지 날아오르게 했다가도 진창에 처박을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 정한은 진창에 처박혀 있었다. 아름다운 날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한의 실력은 눈부셨다. 가히 천재라고 불릴 법 했다. 같은 안무와 같은 음악에서도 유연한 새로움을 뽐냈다. 잘게 근육이 붙은 팔을 길게 뻗을 때나 탄탄한 ...
분위기가 그랬다. 오늘은 분명 어떤 일이라도 생길 거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예를 들면,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먼저 눈을 감으면… 순영아. 순영은 눈을 떴다. 정한이 순영의 앞에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었다. 맛이 없어? 그럴리가. 순영이 대학을 다니는 동안 얼굴 도장을 제일 많이 찍었던 가게다. 들어오면서 사장님과 눈인사도 나눴는데,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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